《도둑맞은 자부심》
경향신문·조선일보 2025 올해의 책
《호기심 가득한 어린이를 위한 이토록 굉장한 세계》
퓰리처상 수상 작가 에드 용의 《이토록 굉장한 세계》 어린이 특별판
《경험의 멸종》
동아일보·문화일보·매일경제·시사인 2025 올해의 책
《예술이라는 일》
에밀리 디킨슨의 흔적을 담은 북마크
《한국이란 무엇인가》
이동진의 파이아키아 선정 2025 베스트북
《도둑맞은 자부심》
경향신문·조선일보 2025 올해의 책
《호기심 가득한 어린이를 위한 이토록 굉장한 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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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험의 멸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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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이라는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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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이란 무엇인가》
이동진의 파이아키아 선정 2025 베스트북
이야기
전체 보기당신의 뇌에도 ‘좀비 습관’이 있나요?
나쁜 습관이 하나 있었습니다.군것질하는 습관이요. 책을 보거나 교정지를 펼쳐놓을 때면 어김없이 젤리나 초콜릿, 양갱 같은 달달한 것들이 옆에 놓였습니다. '이 정도 가지고 뭐...'라고 생각하셨죠? 저도 그랬습니다. '나 지금 노는 거 아니고 일하는 거잖아. 입이라도 즐거워야지'라는 보상심리도 있었을 거예요.작은 즐거움이 준 대가는 꽤 컸습니다. 자주 장염에 걸렸고 병원에 가면 "단 거 안 좋아요."라고 의사선생님에게 주의를 받았지만 늘 그때뿐이었죠.변화의 계기는 예상치 못한 곳에서 왔습니다. 씀씀이가 늘어 가계부 앱을 쓰기로 하고 한 달치 카드값을 모아 살펴봤더니, 거의 매일 마트에서 뭔가를 샀더라고요. 그리고 영수증 항목에 항상 과자, 초콜릿, 사탕, 젤리가 들어 있었습니다. 퇴근길 허기가 불러온 무의식적인 습관이었습니다.<뇌는 어떻게 변화를 거부하는가>에서도 영화관에서 눅눅한 팝콘을 먹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통해 무의식적 습관이 변화의 발목을 잡는 현상을 이야기합니다. 기대가 아닌 자극이 행동을 유발하는 뇌의 메커니즘으로 인해 '영화관=팝콘'의 공식이 머릿속을 지배해버린 것이죠. 저에게는 '퇴근=마트=간식'의 공식이 들어왔던 것이고요.우리는 이런 일을 '내가 좋아하는 일'이라고 착각하지만, 사실은 의미나 의도 없이 실행된다고 합니다. 신경과학자인 라마찬드란은 이처럼 목적을 생각하지 않고 매일 반복하는 무수한 루틴들을 '뇌 속의 좀비'라고 불렀습니다.'좋아서 하는 일'이 아니라 '그냥 하는 일'이라고 생각해야 낡은 습관을 버릴 수 있다고, <뇌는 어떻게 변화를 거부하는가>의 저자인 슈테판 클라인은 말합니다. 삶에 변화를 주고 싶은 분이라면, 나의 무수한 습관 중에 어떤 것이 '좀비'인지 한번 살펴보셔도 좋겠습니다.얼마 전 새로운 습관이 생겼습니다. 출근길마다 커피를 사오고 있어요. 커피값도 부담스럽지만 위장이 안 좋아 카페인을 줄여야 하는데, 차가운 아침공기를 뚫고 올라오는 커피향이 너무 좋아서 쉽게 끊지 못하고 있습니다. 인간은 늘 같은 실수를 반복한다지요?
몰랐던 존재에 대해 알게 되고 감각하는 순간, 나의 세계는 예전과 같을 수 없다.
20여 년 전, 성인이 된 후 처음 찾은 동물원에서 북극곰을 보았습니다. 신기하고 반가운 마음에 가까이 다가갔는데 북극곰의 행동이 어딘지 이상했습니다. 동물사 이쪽에서 저쪽까지, 쉬지 않고 왔다 갔다 했어요. 편안한 기색이라고는 조금도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지켜보는 제 마음도 불편해졌습니다.불편한 마음은 한동안 동물원을 외면하게 했습니다. 아이가 생기니 별수 없이 동물원을 다시 가게 되었지만, 갈 때마다 그 북극곰이 떠올랐고 동물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그러다 고양이들과 함께 살게 되면서 동물들의 삶에 관심을 갖게 되었어요. 반려고양이에서 길고양이로, 야생동물로, 동물원 동물들로 관심이 확장되었습니다. 나만의 관심으로 머물지 않고 되도록 많은 사람이 함께 고민하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기획한 책이 《아프다고 말해주면 좋겠어》입니다. 그러니까 이 책이 세상에 나오기까지 20여 년의 시간이 걸린 셈입니다.책을 만드는 동안 청주동물원을 찾았습니다. 겨울의 동물원은 고요했어요. 시끄러운 인간의 소리가 동물들을 불편하게 하지 않을까, 저도 모르게 발소리를 죽이고 목소리를 낮추게 되더라고요. 대신 동물들의 행동을 좀 더 오래 지켜보고, 동물들의 소리에 귀를 기울였습니다. 가까이 다가오면 나도 다가가 인사를 하고, 거리를 두는 동물은 마음으로만 안부를 전했습니다. 나와 다른 존재에게 집중하고 배려하는 방법을 청주동물원에서 새삼 배우고 왔습니다.몰랐던 존재에 대해 알게 되고 감각하는 순간, 나의 세계는 예전과 같을 수 없습니다. 이 책을 만들면서 야생동물과 동물원 동물들의 삶에 대해 알게 되었고, 모든 동물이 자기만의 일상을 누릴 권리가 있다는 것에 공감했고, 그 일상을 지켜주기 위해 애쓰는 김정호 수의사의 마음에 공명하게 되었지요. 이런 마음으로 그동안 몰랐던 세상을 하나씩 알아가려고 합니다. 여러분에게도 이 책이 새로운 세상으로 나아가는 창문이길 바랍니다.
건강을 위해서, 그리고 더 나은 세계를 위해서
몇 달만에 처음으로 요리를 했습니다. 마지막으로 음식을 만든 게 작년 여름 무렵이니까요. 그때 자주 가던 동네 반찬 가게의 나물 가격에 불만을 품고, 집에서 콩나물과 시금치 나물을 무쳤어요. 그 이후로 밖에서 사먹는 반찬 가격에 토를 달지 않게 되었습니다.요리에 소질도 없고 관심도 없는 제가 가스불을 켠 이유는, <우리는 어떻게 지구를 먹어치우는가>에 나온 한 문장 때문입니다. 케임브리지대학교 데이비드 행크 교수는 말합니다. “산업적으로 생산된 어떤 음식도 비타민, 미네랄, 식이섬유 등 건강에 필수적인 식이 성분을 적절히 조합해 제공할 수 없다.” 다시 말해, 산업적으로 가공된 식품은 영양이 현저히 떨어진다는 겁니다. '집밥'은 영양학적으로도 소중합니다.물론 요리는 쉽지 않은 기술이자 노동입니다. 헨리 딤블비는 싱글맘 데이지 스템플의 말을 전합니다. "제 나이대 여성 중 상당수가 요리를 전혀 할 줄 모릅니다." 이는 가난이 대물림되는 지역에서, 형편없거나 단순한 음식만 먹고 자란 결과라고 덧붙입니다. 요리는 의지만으로 해결되는 문제가 아닙니다. 불평등의 결과이기도 하죠.그럼에도 가족을 먹이기 위해서, 나를 돌보기 위해서, 육식을 피하기 위해서 누군가는 적은 재료를 다듬고 불을 켭니다. 저도 더 자주 요리를 해보려고 합니다. 건강을 위해서, 그리고 더 나은 세계를 위해서요. 왜 세계까지 나오냐고요? 그 답은 이 책 안에 있습니다.
‘인생의 의미’를 찾는 것이 아니라 ‘인생 안에서의 의미’를 찾는 것
《당신은 태어나겠다고 선택하지 않았다》의 저자 프랑크 마르텔라는 ‘인생의 의미’를 찾는 것이 아니라 ‘인생 안에서의 의미’를 찾으라고 이야기하죠. ‘인생의 의미’라는 사실이 있는 것이 아니라, 인생이 살 만한 가치가 있다는 느낌을 ‘경험’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겁니다. 그리고 이 의미를 경험하게 해줄 4가지 도구가 바로 ‘관계 맺음, 자율성, 유능감, 선의’입니다. 이 도구들로 올해를 돌아보고, 또 내년을 그려봤습니다.관계 맺음. 상대와 내가 서로에게 대체 불가라는 걸 느낄 때 저는 계속 살아갈 힘을 얻습니다. 저자 선생님들이 “꼭 편집자님이 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해줄 때, 소중한 사람들이 “너랑 가는 게 중요한 거지”라고 말해줄 때, ‘내가 계속 살아가야 하는구나’라는 확신을 얻습니다.자율성. 스스로를 너무 무력한 존재라고 생각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세상에는 제약이 많지만 관계에서나, 돈 문제에서나, 일에서나, 취미에서나 전 여전히 무언가를 선택할 수 있습니다. 올해부터 약간의 시간을 내어 운동을 시작했고, 내년부터 써보고 싶었던 글을 써보기로 했습니다. 언제라도 시작할 수 있었지만 시작하지 못했던 일들입니다.유능감. 조금씩 나아지는 자신을 볼 때 삶의 거대한 압박이 조금씩 줄어듭니다. 집 문제로 찾아간 부동산에서 조금씩 덜 쭈뼛거릴 때, PT에서 고관절을 굽히는 것과 허리를 굽히는 것의 차이를 알게 될 때, 같은 업무를 3년 전보다 훨씬 빨리 처리할 때 지나온 시간이 헛되지 않았다는 생각을 합니다.선의. 솔직히 선의는 잘 모르겠네요. 제가 선하지 않기 때문이겠죠. 여기서는 ‘다른 사람들에게 미치는 영향’ 정도로 수정하겠습니다. 《우리는 조금 더 다정해도 됩니다》를 읽고 눈물을 흘렸다는 평을 봤을 때, 《납작한 말들》을 출간해줘서 고맙다는 메일을 받았을 때 저는 제가 한 일에 의미가 있었다는 확신을 얻었습니다.이 네 가지 도구로 나를 돌아보겠다는 생각을 했을 때, 내용을 억지로 채우느라 급급하면 어떡하지 싶었는데 오히려 너무 많이 써서 내용을 덜어내야 할 정도네요. 연말이 되면 ‘올해 뭘 했는지 모르겠다’고 습관처럼 한탄하지만, 사실 우리가 정말 많은 일을 하며 살고 있기 때문일 겁니다. 연말에도 어울리고, 새해에도 어울리는 이 책과 함께 ‘나의 인생’이라는 독특한 이야기를 돌아보면 어떨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