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왜 자신의 생각을 바꾸려 하지 않는가- 《이데올로기 브레인》 저자 인터뷰
이데올로기는 당신이 무엇을 '생각'하느냐보다당신의 '뇌 구조'에 더 가깝다'이데올로기'란 무엇일까요? 많은 사람들이 이데올로기를 정치적이고 역사적이고 철학적인 단어로 생각합니다.사람의 뇌 구조나 신체와 상관없이 외부의 환경에 의해 형성되는 것이라고요. 하지만 '정치-신경과학'의 선구자 레오르 즈미그로드는 '이데올로기'를 과학의 영역으로, 더 나아가 이데올로기가 뇌와 깊은 연관이 있으며 피부, 두개골, 신경세포로 스며들어 간다고 말합니다.이것이 시사하는 바는 우리에게 매우 중요합니다. 우리가 이념을 바꾼다는 것이 단순히 의견을 바꾸는 것이 아니라 생물학적 수준에서부터 벌어지는 변화라는 것을 새롭게 보여주기 때문입니다. 원서 출간 후 저자와 〈뉴욕타임스〉의 인터뷰 중 일부를 우리말로 옮겨 소개합니다.Q. 이데올로기란 무엇인가요?A. 이데올로기는 세계가 어떻게 작동하는지, 그리고 어떻게 작동해야 하는지에 대한 이야기입니다.이 이야기는 사회적 세계나 자연적 세계를 다룰 수 있습니다. 하지만 단순히 '이야기'만은 아닙니다. 이데올로기는 우리가 어떻게 생각해야 하며, 어떻게 행동해야 하며, 다른 사람들과 어떻게 상호작용해야 하는지에 대한 매우 엄격한 규범을 포함합니다. 또한 이데올로기는 자신의 규범에서 벗어나는 모든 것을 비난합니다.Q. 당신은 경직된 사고가 더 유혹적이라고 했습니다. 왜 그럴까요?A. 이데올로기는 세상을 이해하려는 욕구, 설명하려는 욕구를 충족시킵니다. 또한 우리에게 연결감, 공동체감, 무언가에 속해 있다는 느낌을 제공합니다.자원 문제도 있습니다. 세상을 탐구하는 것은 인지적으로 매우 비용이 많이 드는 일이며, 알려진 패턴과 규칙을 활용하는 것이 가장 효율적인 전략처럼 보일 수 있습니다. 또한 많은 사람들이 — 그리고 많은 이데올로기가 — 규범을 따르는 것이 도덕적으로 올바르게 사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주장합니다. 저는 다른 관점으로 접근합니다. 이데올로기는 우리가 세계를 직접 경험하는 것을 마비시킵니다. 그들은 우리가 세계에 적응하는 능력, 증거를 이해하는 능력, 신뢰할 수 있는 증거와 신뢰할 수 없는 증거를 구분하는 능력을 제한합니다.Q. 이데올로기에 취약한 사람들은 정보를 덜 흡수하는 것일까요? 아니면 정보를 다르게 처리하는 것일까요?A. 이데올로기적 사고에 가장 취약한 사람들은 변화나 미묘한 차이를 거부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를 시각적 및 언어적 퍼즐을 통해 테스트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한 실험에서 참가자들에게 카드의 무늬나 색상 등 다양한 규칙에 따라 카드를 분류하도록 요청합니다. 하지만 갑자기 규칙이 더 이상 통하지 않게 됩니다. 그들이 모르는 사이에 규칙이 변경되었기 때문입니다. 이데올로기에 저항하는 경향이 있는 사람들은 적응력이 있어, 규칙이 변경되었다는 증거가 나타나면 행동을 변경합니다. 반면 이데올로기적 사고를 하는 사람들은 변화에 직면했을 때 저항합니다. 그들은 더 이상 작동하지 않는 옛 규칙을 계속 적용하려고 합니다. Q. 당신히 이끈 연구에서, 이데올로기에 취약한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의 뇌의 보상 회로에 근본적인 차이가 존재한다는 것을 발견했는데요. 이 연구 결과를 설명해주시겠습니까?A. 실험 결과, 가장 경직된 사고를 가진 사람들은 뇌 내 도파민의 분포와 관련된 유전적 차이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경직된 사고방식을 가진 사람들은 전전두엽 피질에서 도파민 수치가 낮고, 보상 시스템의 핵심 중뇌 구조인 선조체에서 도파민 수치가 높습니다. 따라서 경직된 이데올로기에 대한 심리적 취약성은 생물학적 차이에 뿌리를 두고 있을 수 있다는 것이죠.실제로 우리는 서로 다른 이데올로기를 가진 사람들이 뇌의 물리적 구조와 기능에 차이가 있음을 발견했습니다. 이는 특히 보상, 감정 처리, 오류 발생 시 모니터링을 담당하는 뇌 네트워크에서 두드러집니다. 예를 들어, 감정 처리, 특히 두려움, 분노, 혐오, 위험, 위협과 같은 부정적인 감정을 담당하는 아몬드 모양의 구조인 편도체의 크기는 전통과 현 상태를 정당화하는 보수적 이데올로기를 지니는지 여부와 연관되어 있습니다.일부 과학자들은 이 연구 결과를 편도체의 기능과 보수적 이데올로기 기능 사이에 자연스러운 연관성이 존재한다는 증거로 해석했습니다. 둘 다 위협에 대한 경계심과 제압당하는 데 대한 두려움을 중심축으로 삼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무슨 이유로 보수주의자의 편도체가 더 큰 것일까요?편도체가 큰 사람은 이미 보수주의가 끌어내는 부정적인 감정을 더 잘 받아들이는 방식으로 구조화되었기에 보수 이데올로기에 끌리는 것일까요? 아니면 체제를 정당화하는 보수 이데올로기에 몰입한 경험이 뇌의 구조를 변화시켜 우리의 감정을 다루는 생화학을 달라지게 만드는 걸까요? 인과관계에 대한 문제는 여전히 남아 있습니다. 인과의 화살표가 어느 방향을 가리키는지가 앞으로의 연구 과제로 남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