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의 의미’를 찾는 것이 아니라 ‘인생 안에서의 의미’를 찾는 것
25-12-15
《당신은 태어나겠다고 선택하지 않았다》의 저자 프랑크 마르텔라는 ‘인생의 의미’를 찾는 것이 아니라 ‘인생 안에서의 의미’를 찾으라고 이야기하죠. ‘인생의 의미’라는 사실이 있는 것이 아니라, 인생이 살 만한 가치가 있다는 느낌을 ‘경험’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겁니다. 그리고 이 의미를 경험하게 해줄 4가지 도구가 바로 ‘관계 맺음, 자율성, 유능감, 선의’입니다. 이 도구들로 올해를 돌아보고, 또 내년을 그려봤습니다.
관계 맺음. 상대와 내가 서로에게 대체 불가라는 걸 느낄 때 저는 계속 살아갈 힘을 얻습니다. 저자 선생님들이 “꼭 편집자님이 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해줄 때, 소중한 사람들이 “너랑 가는 게 중요한 거지”라고 말해줄 때, ‘내가 계속 살아가야 하는구나’라는 확신을 얻습니다.
자율성. 스스로를 너무 무력한 존재라고 생각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세상에는 제약이 많지만 관계에서나, 돈 문제에서나, 일에서나, 취미에서나 전 여전히 무언가를 선택할 수 있습니다. 올해부터 약간의 시간을 내어 운동을 시작했고, 내년부터 써보고 싶었던 글을 써보기로 했습니다. 언제라도 시작할 수 있었지만 시작하지 못했던 일들입니다.
유능감. 조금씩 나아지는 자신을 볼 때 삶의 거대한 압박이 조금씩 줄어듭니다. 집 문제로 찾아간 부동산에서 조금씩 덜 쭈뼛거릴 때, PT에서 고관절을 굽히는 것과 허리를 굽히는 것의 차이를 알게 될 때, 같은 업무를 3년 전보다 훨씬 빨리 처리할 때 지나온 시간이 헛되지 않았다는 생각을 합니다.
선의. 솔직히 선의는 잘 모르겠네요. 제가 선하지 않기 때문이겠죠. 여기서는 ‘다른 사람들에게 미치는 영향’ 정도로 수정하겠습니다. 《우리는 조금 더 다정해도 됩니다》를 읽고 눈물을 흘렸다는 평을 봤을 때, 《납작한 말들》을 출간해줘서 고맙다는 메일을 받았을 때 저는 제가 한 일에 의미가 있었다는 확신을 얻었습니다.
이 네 가지 도구로 나를 돌아보겠다는 생각을 했을 때, 내용을 억지로 채우느라 급급하면 어떡하지 싶었는데 오히려 너무 많이 써서 내용을 덜어내야 할 정도네요. 연말이 되면 ‘올해 뭘 했는지 모르겠다’고 습관처럼 한탄하지만, 사실 우리가 정말 많은 일을 하며 살고 있기 때문일 겁니다. 연말에도 어울리고, 새해에도 어울리는 이 책과 함께 ‘나의 인생’이라는 독특한 이야기를 돌아보면 어떨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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