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그럼에도 여전히 인간의 일로 남을 건

25-11-21

페이지 정보

그럼에도 여전히 인간의 일로 남을 건

25-11-21

성수동에 가면 온갖 팝업스토어를 만날 수 있습니다. 으리으리한 외형에 증정품도 많지만 나중에 별로 기억에 남지 않는 팝업도 있고, 별거 없어 보이는데 의외로 재미있던 곳도 있지요.


서울국제도서전에 어크로스가 부스를 낼 때마다 가장 많이 하는 고민은 ‘어떤 재미난 이벤트를 만들까’입니다. 출판사가 도서전에 참가하는 목적은 우리 회사의 책을 알리기 위한 것이지만, 그렇다고 책만 가져갈 수는 없잖아요. 많은 출판사들이 굿즈를 중심으로 준비할 때, 우리는 체험형 이벤트에 좀 더 집중하기로 했습니다. (어크로스가 굿즈에 자신이 없어서 그런 건 절대 아닙니다. 다들 아시잖아요, 굿즈 맛집...?)


특히 2년 전 ‘어크로스 일일 교정반’은 직원들도 놀랄 만큼 반응이 좋았습니다. 사실 편집자들은 늘상 하는 일이라 ‘재미’의 관점으로 바라본 적이 없었거든요. 독자들에게 내가 읽는 책의 문장이 이런 과정을 거쳐 다듬어지고, 내가 읽고 싶고 따라 쓰고 싶은 문장으로 완성된다는 걸 간접적으로나마 경험하게 해준 것이 흥행의 요인 아니었을까 생각합니다.


AI가 인간의 일을 대체할 거라는 전망에 ‘내 일자리는 안전한가’라는 걱정을 많이 합니다. 마케팅의 영역에서 95% 이상의 업무를 AI가 처리할 수 있다고 하니까요. 그럼에도 여전히 마케터의 임무로 남을 건, 고객이 어떤 경험을 하게 할 것인가를 고민하고 결정하는 일이겠지요. <AI마케터가 온다>를 만들면서 ‘이렇게까지 AI를 많이 활용한다고?’ 싶어 놀라면서도, 기술 발전에도 변하지 않을 인간의 일을 다시금 고민하게 되었습니다. 다음 도서전에서는 어크로스도 AI를 활용한 체험형 이벤트를 마련하고 여러분을 기다릴지도 모르겠습니다.